비오는날 잘 출근해서 점심에 사람들이랑 멀리안가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쉑쉑으로 처리한다. 지쿤은 오늘 안왔지만 크리스티안 일처리 잘해서 회의끝나기전 pr 두개 보내고 나온다. 오늘 계획이 좀 빡센데 잘 해치운게 피자한판도 사고 비오는 거 잘 피해서 일본 마트가서 민이랑 장도 잘보고 시오코지에 스끼야끼 재료도 가져온거랑 여기서 산거랑 홀푸드가서 버섯 백초이도 사고 일본마켓에서 마차도라야끼도 맛나게 산다. 너무 힘들게 피자 짱큰거랑 비오던 하늘도 맑아져서 애들오기 좋거 준비하는 스끼야끼도 밥부터 올린뒤 싹 재료손질하는데 너무 쁘다. 사진도 레전드로 잘나오고 피자한판도 너무 맛있어보인다. 애들도 너무 잘먹어서 좋고 민이생일 사진도 잘나오는데다 그레이스 한국어 못해서 좀 미안했지만 그래도 거의 알아듣는 30프로라는 점. 애들 선물도 받고 영화 천공의섬 오래된 라퓨타도 좀 보다가 늦어서 간다. 선물편지 전달식하고 슬픈 주연이 갈거같다는 말에 힘들어했지만 3명다 다른 길로 돌아가는 우리 모습이 원래 그런가 싶어 또 감회가 남다른 날이었다.
생일당일!
아침부터 좋은 날씨. 지쿤하고 크리스티안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살살하며 둘사의 내가 컨트리뷰션 조절하는 게 어렵다. 특히 오늘은 먼저 지쿤하고 얘기도 했지만 크리스티안 pr feedback 시키는거도 해야하면서 마무리를 지쿤 시키는거 해야겠다 하는 방향으로 말하는 게 어려웠다. 그리고 오후에 이어진 rate limit 토픽으로 나와 우말과 크리스티안 클레이튼 사이의 4시간 회의. 엄청 힘들었지만 global queue 랑 shared retry status 등 여러 아이디어로 우말에게 인상을 주긴 했다. 아직 내가 프로젝트 구조에 대한 확실한 인지가 없어서 구체적인 개념을 가지고 구현단 조언은 못했지만 우말은 전체적으로 이 회의에 대해 만족한듯 하고 밤새 구현해야한다니 미안할 정도다. 그리고 민이 드디어 생일 당일 야키니꾸집 가기로 했는데 홀본 옆의 새로운 역에서 꽃 사와서 M&S 딱 주황 장미 민이 특별한걸로 주는데 너무 좋아해서 좋다. 옷도 예쁘고 오늘 민이 나도 소고기 생각보다 미국산 너무 맛있는 립이라 너무 좋고 립밤 입술뜯는다고 주는 선물도 너무 좋아해서 나도 좋다. 집가며 자몽도 하나 사서 사진찍으며 같은 색깔 민과들어가는데 마지막에 좀 일찍자서 아쉽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푹자 수면패턴을 도와준 너무 고마운 날이었다.
편지
안녕 민이야0
손편지 주고받은지가 정말 예전같은데 아날로그로 보는 민이가 오랜만이네. 그새 많은 경험이 지나가서 벌써 대학은 물론 우리 런던 석사생활 훌짝 넘어 끝나간다. 여전히 불확실한 앞으로의 생활 때문에 걱정이 많은 우리기만, 그래서 나라도 민이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완화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아. 내가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거나, 마냥 낙관을 늘어놓다가도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으면 속상할 때 있더라. 그럼에도 내가 민이가 잘 해쳐나갈거라 믿는건 민이를 오랜 시간 지켜보고 잘 해낼 것을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아닐까?
또 지금 정신없는 민이한테 내가 잘해주지 못한다 싶은 생각이 들면 후회될 때도 있어. 아침에 깨운다고 성내는 것도 민이 잠시라도 기죽여서 후회되고, 나는 잔소리때문에 좋게 바뀌는 내 모습이 좋은데 말이지. 그런데 반해 민이는 나처럼 냉소적으로 되지 않았으면 하는 욕심도 있다. 통계적으로 냉소적인 사람은 힘들었대, 그런데 나는 민이가 덜힘들었으면 하니 하는 말이야. 이말도 여러번 했지만 그래도 나는 밝고 낙천적인 민이가 늘 나에게도 좋고 민이에게도 좋은것 같아.
편지가 지금까지 같이 이어져온 경험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끔 가져보자. 참 신기하게 복기한다는 게 향수도 주면서 관계에서 중요했던 잊어버렸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좋은 방법 같아. 그리고 그래왔던 것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개의치 않고 민이랑 같이 재밌는 일들 같이 새로운 경험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루하루 우리가 지낼 날들이 기대보다 나은 날이 되기를 바라면서 마무리지을게 민아
늘 사랑하는 성래가
Seonglae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