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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결승과 현충원 날씨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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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Jul 15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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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lae ChoSeonglae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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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Jul 16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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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Jul 16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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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스페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의 테니스 우승을 보면서 시켰던 비비큐 치킨을 받고 나서 잤다. 4시에 일어나는 건 항상 힘들지만 그래도 메일정리 조금만 하고 자서 치킨먹을 생각에 일어나는 건 그닥 나쁘지 않은 경험인듯 하다. 형 깨우지 않게 조용한 발걸음으로 화장실을 들린 후 냉장고를 조심히 열어 미리 어제 넣어뒀던 콜라와 치킨무 그리고 칙필에이 머스터드를 꺼낸다. 시원한 콜라를 치킨과 즐기기 위해 냉동고도 열어 얼음잔도 꺼내준다.
방으로 돌아와 조심스레 문을 닫고 불을 킨 후 준비한 것들을 세팅한다. 일단 테이블 위에 여기저기 두고 경기부터 키려고 하는데, 오늘도 내 티빙의 저렴한 플랜은 광고를 보게 한다. 열받는 포인트는 오늘은 심지어 30초나 되는 걸 보니 티빙이 결승전에 돈벌려고 작정한 듯 싶다. 다행히 경기 시작은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선수들 입장하는 장면을 켜두고 치킨 세팅을 마치니 딱 경기가 시작한다. 치킨을 한조각 뜯고보니 기름에 번들거리는 손가락이 마음에 안든다. 젓가락이 없어서 얼른 젓가락을 가지러 조심스레 나가야겠다. 경기 골을 잠깐이라도 놓칠까 걱정되서 테이블을 아련하게 바라봤지만 괜찮을 듯 싶다.
젓가락과 치킨무를 뜯을 박스칼을 가져와 문을 닫고 치킨을 들어올려 먹어보니 어제 밤에 온 배달이라 바삭하지는 않지만 콜라랑 치킨무랑 함께하니 맛있다. 치킨무를 뜯을 때 물이 좀 튀어서 물티슈를 뗏지만 심하진 않다. 다만 이제 경기시작 1~2분이 지났다. 민이 카톡을 확인해보니 일어났으려나 하는 문자가 와있어 얼른 시작부분 사진과 함께 답장한다. 금방 민이가 보여주는 스페인 국가와 영국의 비난영상을 보는데 참 재밌어서 민이가 인스타 스토리 올려도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다만 거슬리는 건 민이 앞에 수염 덮수룩하이 멋있는 남자가 있어서 그게 해리인가 싶었다. 그래서 질투심에 해리냐고 물어보니 별로라고 대답하네 등치가 곰같더만.
다행히 경기 초반에는 스페인의 공격이 있었지만 잉글랜드 수비가 나름 탄탄했고 많은 반칙과 무난하게 흘러갔다. 벨링엄이 생각보다 뛰는 폼이 엉성하고 공이 가는 거에 비해 실수가 많아서 실망했다. 케인도 못했지만 포든이 유효슈팅으로 잘해줬고 전반은 스페인의 몇개 위협과 끝이 났다. 후반에 로드리가 전반 부상때문인지 나가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야말 도움으로 니코 윌리엄스가 골 넣는거 보고 열받았다. 심지어 너무 순식간이라 실시간 장면은 놓쳤어서 괜히 응원 못한게 미안했다. 스페인 위협이 계속 되지만 그래도 케인이 교체되고 점점 벨링엄이 살아나면서 공격이 몇번 나왔다. 후반 들어서 화장실 가는 줄 알았던 형도 깼는지 거실에 나와서 보면서 기척을 내길래, 좀 신경쓰여서 치킨 닭다리 두조각을 주고 왔다. 다만 같이 보기는 좀 불편한 것 같아서 방으로 다시 들어왔다 또 내 아이패드가 몇초 빠른듯 리액션이 들렸다.
후반에 핵심으로는 특히 벨링엄이 턴한 뒤 한 슛이 좋았고, 포든 교체 이후 팔머가 들어와서 속시원한 중거리 땅볼 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이후 스페인의 매서운 공격이 계속되었지만 키퍼 픽포드의 선방들이 너무 좋아서 민이의 최애선수가 됐다. 다만 공격들이 계속되다보니 결국 한골을 내주게 되었다 ㅠㅠ. 오프사이드가 아닌가 하는 말이 많았지만 정말 간발의 차로 온사이드였다. 그게 바로 안나오고 경기를 재개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더 아쉬웠던 건 코너킥에서 헤딩이 2번 연속으로 막힌 상황이었다. 진짜 그거 들어갔으면 어마어마한 원더골인데 짜증나서 키퍼가 두명이내 하는 농담도 짜증났다.
정말 아까웠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잠안오는 아침에 커피 내리는 소리랑 털어내는 소리 등으로 민이 잘 들어가는지를 기다렸다. 잘 들어가는 민이를 확인하고 핸드폰 만지작거리면서 후쿠오카 호텔도 알아보다가 민이랑 통화하고 어쩌다 잠이 들었다. 아주 늦게 12시쯤 코펜하겐 덴마크 간다던 민이에게 미술관도 보내주고 씻고 하다 보니 서대문 간 날처럼 날씨도 좋아서 근처나 서울 구경해볼까 싶다. 마침 현충원 가기 좋을 것 같아서 무덥고 습했지만 현충원에 갔다.
최대한 가벼운 몸으로 가기 위해 옷가지만 입고 나가려다 현충원이라 검은색 옷으로 고쳐입고 나갔다. 반바지라 조금 걸렸지만 이렇게 더운데 인정해주지 않을 까 싶었다. 한번 현충원 옷차림으로 욕먹었던 최민식 부부를 보니 더 자신감이 생긴다. 헤드폰과 핸드폰 그리고 주머니에는 립밥 손톱깍이로 그리고 비올까봐 우산 하나를 가지고 내 최소짐으로 출발하니 기분좋다. 1정거장이라 지하철에서 금방 갔지만 동작역에서 거의 지하로 10분을 더 걸어야 했다. 도착해서 엄청난 잔디의 풍경에 김건모의 핑계를 듣는데 기분이 좋다. 멀리서 보이는 메인 건물에서 검은색 정장이 엄청 보여서 정치인이 왔나 싶다.
구름사진을 찍으며 도착하니 눈을 계속 마주치길래 헤드폰 벗으니 드라마 촬영중이라고 말을 건다. 뭐 오키 하고 가서 건물 사진 찍으려니 찍으시면 안됩니다 경호원인지 어쩌고 하는데 주변에서 말린다. 지금은 안찍는다는데 금방 마친대서 다른 곳 구경하고 오려고 한다. 숲길을 따르고 현충원 특유의 묘지나열을 보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구경하면서 땀흘리며 올라간 이승만 묘소에서는 다큐멘터리가 떠올라 독립한 나라를 생각하며 뒷집지고 서있으니 눈이 시큰했다. 괜히 감성이 돋아 한자로 이름쓰고 애국하겠다고 적었는데, 글씨체가 이상해서 별로였다. 참고로 나중에 박정희 때였나 사진 보여주니 다른 사람들이랑 비슷한 성격의 못난 아저씨 글씨체같다고 해서 슬펐다. 언제는 글씨체 이상한게 좋다더니.
연이어 소나무가 인상적이고 참배 녹음이 이상하던 김대중 묘소와 장군 집단 묘지와 박정희 묘소를 둘러봤다. 김대중 묘소에는 사인을 안해서 다시 가면서 땀을 뻘뻘 흘리니 벌레들이 너무 꼬여서 화났다. 그래도 참고 김영삼 묘소까지 가면서 손을 이리저리 휘저으니 어떤 아저씨가 벌레가 무섭냐고 그런다. 무서운 게 아니라 쫒는 건데… 어쨌던 구름이 이쁘던 김영삼 묘소까지 마치고 쭉 내려오면서 너무 창백해지는 아이폰 카메라 설정을 만져야겠다 싶었다. 풍부한 색감과 해상도를 변경하고 풍경사진을 찍으니 날씨도 좋고 훨씬 사진이 대비있게 잘나온다. 그러면서 내려와보니 아직도 드라마 떼거리들이 남아있다. 무시하면서 얼핏 비율 쩌는 검은 정장의 연예인 보는데 얼굴이 유연석을 닮았다. 근데 너무 젊어보여서 닮은 새로운 배우가 아닌가 싶지만 사진찍듯이 제지당할까봐 자세히는 안봤다. 촬영진을 지나쳐 메인 참배장소로 들어가니 멋있긴 하고 지하에는 서양식으로 미국처럼 명부가 적혀져 있다. 조용한 기운에 얼른 나와서 드라마 떼거리를 곁눈질하면서 풍경사진을 찍으며 현충원을 마무리했다.
친구들한테 자랑 좀 하고 없는 배터리와 집에 도착해 샤워하니 몸이 무겁고 아픈 발복과 발에 물집히 잡혔다. 오늘 좀 고생했더니 그래서 세레브릭스나 먹으려니 엄마가 진통소염제는 그냥 참으라고 말린다. 당분간 약을 줄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지 하는 생각쯤에 노을 보려 나가려던 몸에서 배가 고파온다. 고등어 봉초밥 해먹고 나가면 7시쯤 되겠다 싶어서 얼른 만드는데 어제의 경험이 도움이 됐는지, 고등어도 제대로 자르고 물기도 뺀 명이나물로 나름 잘 만들었다. 하지만 이 고등어의 한계는 너무 작아서 밥이 잘 안들어간다는 점과 어제와 달리가시도 좀 있어서 비린내가 났다. 기름진 손을 열심히 닦아봤지만 봉초밥만들면서 번들거리는 손을 막는건 필수불가결로 보인다. 어쨌든 남은 밥과 잘라낸 고등어살과 명이나물을 먹으니 아주 맛있다. 봉초밥도 같이 먹으면서 후쿠오카 등 건축영상을 보니 기분이 좋다.
딱 다먹으니 걸려온 민이의 영상통화에 샌드위치 만들어먹는 민이가 너무 귀엽다. 요즘은 계란을 자주 넣는다고 하고 오늘은 마요네즈도 넣었다니 기특하다. 현충원 간것도 얘기하고 떠들다가 오늘은 민이도 밖에 일하러 도서관 간다고 한다. 나도 얼른 설거지하고 현충원 내려오면서 바닥에 떨어트려 깨진 가오하유리를 강한 고릴라 글래스로 교체했다. 또 후쿠오카 계획짜다보니 시간이 지났다. 또 기다리던 민이와 통화하니 햄버거 먹는 것에 화난 민이가 귀엽다. 레온에는 햄버거 말고 다른 거 먹으러 가야겠군 혹은 안가던가. 민이가 미리미리 가기전에 알아봐준다고 하는데 맛있는것만 먹어라! 책도 3권이나 샀다고 알려주는데 내가 좋아하는 니체 책도 사고 표지가 이쁜 런던 A-Z 책을 보여줬다. 아 그리고 블라인드 데이터 책도 샀더던데 민이는 뭐 당첨됐으려나. 나도 나중에 짜라투스트라는 말했다 책 영문본 읽으면서 오케스트라도 들어보고 싶다. 이후에 메일정리하고 구글 맵에서 우연히 놓친 후쿠오카 식당 알아보느라 좀 시간이 늦어졌지만 도서관에 있던 민이랑 보이스톡 이후 하루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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